[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한국 토큰증권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격차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찍이 제도를 갖춘 일본의 부동산 STO(토큰증권발행)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 부동산 STO 시장은 10분의 1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부동산 외에도 영화 프로젝트, 그린본드 등 다양한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이 토큰증권을 활용한 새로운 자금 유동화 길을 열기 위해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일본은 부동산 이외에도 영화 제작, 그린본드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토큰증권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인 소설 보물섬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HERO’s ISLAND’의 제작을 위해 제작비 3억6800만엔(한화 약 33억원)을 토큰증권으로 조달했다. 일본 마루이그룹은 그린본드 토큰증권을 발행해 1억5000만엔(한화 13억6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부동산 토큰증권 공모 규모가 평균 200억원 이상인 가운데 한국은 일본 대비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올해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사들이 진행한 평균 공모 금액은 약 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계에는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2호(21억3000만원) △성수 코오롱타워 1호(17억6000만원)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3호(14억1000만원) △그레인바운더리빌딩(21억원) △상암235빌딩(9억7000만원) △북촌 월하재 (9억78000만원) △현대테라타워DMC 1호(4억8000만원) △희원감천빌딩(47억6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선 한국 토큰증권 시장이 제도 미비로 인해 사업에 제약이 있어 공모 규모를 키우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계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공모를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의 규모나 종류가 글로벌 시장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다.
STO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블록체인은 불변성을 가지고 있어 모든 거래 내역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공개되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낮았던 부동산, 비상장 주식 등의 자산이 토큰화되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조각투자를 통해 소수점 단위로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