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朴, 생방 TV토론서 '호남총리론' 놓고 격론

  • 등록 2015-01-29 오후 5:32:55

    수정 2015-01-29 오후 6:19:22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문재인 후보님이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하실 때 그렇게 호남 사람이 (인사 대상자로) 올라가면 다 잘라버렸는지, (2012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호남에 와서 사과를 했습니다. 계실 때 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을 합니다”(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박 후보님은 사실을 왜곡하고 계시죠. 참여정부 호남 홀대는 사실이 아니고요. 왜 하필 ‘충청도 총리’를 거론해서 소동을 일으키느냐, 사고쳤다고 이러는데 충청도의 ‘충’자도 꺼낸 적이 없습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대표적 친박(친박근혜) 인사이고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하는 예스맨이어서 반대쪽 50%를 포용하는 대통합에 부족하다고 한 건데 이 지적이 틀렸습니까”(문 후보).

文 ‘호남 총리’ 발언 불똥…文-朴 진위 논쟁

29일 SBS 목동방송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지상파 방송 3사’ 새정치연합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는 문 후보의 ‘호남 총리’ 발언을 놓고 진위논쟁이 뜨겁게 불붙었다. 문 후보가 지난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 지명을 놓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반대쪽 50%를 포용할 인사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호남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야 하는데 정말 아쉽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다. 이 문제는 현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와 호남 홀대론까지 번지면서 문·박 후보의 설전이 이어졌다.

문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박근혜정부처럼 인사 편중이 심한 정부가 없었다. 탕평인사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면서 자신의 ‘호남 총리’ 발언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정부 첫 내각의 18명 장관 가운데 호남 출신이 전무하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박 후보에게 따져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참여정부 인사책임자인 비서실장을 지낸 문 후보가 호남차별 인사를 했는데 이제 와서 ‘호남 총리’를 꺼내 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문제는 호남의 민심을 얻어야 당권을 잡을 수 있는 야권의 상황을 반영한 전략적 논쟁이었다.

색깔론, 계파갈등, 공천문제 등 놓고 설전

야권의 당내 선거이지만 색깔론 논쟁도 불붙었다. 박 후보가 “지난 대선 TV토론 때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공격했을 때 문 후보가 제동을 잘 걸었으면 대통령에 당선됐을 것”이라고 공격하자, 문 후보는 “색깔론 때문에 가장 시달린 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고 ‘종북좌파 몰이’에 우리 당도 상처를 받고 있다. 박 후보가 다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우리 당을 해치는 자해행위”라고 일축했다.

친노(친노무현)·비노 계파갈등 문제도 불거졌다. 박 후보가 “지난 총선 때 그렇게 친노가 공천해서 실패했지 않느냐. (문 후보는) 최대 계파인 친노 수장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분”이라고 공격하자, 문 후보는 “제게 당대표는 권력이 아니다. 당을 바꿀 기회, 권한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나섰다”며 20대 총선 1년 전인 오는 4월까지 공천 룰을 확정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文 ‘소득주도성장’ 제시…朴 “경제전문가 영입 주력”

문 후보는 경제위기 극복 방안으로 ‘소득주도성장’ 전략을 제시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을 높여주면 그만큼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내수를 살려서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그러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경제를 이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비정규직 일자리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당내 경제전문가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당대표는 자기가 모든 것을 다하는 게 아니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슈틸리케처럼 (인재를) 두루 등용해 일하게 하는 게 리더십”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경제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해 민생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인상된 법인세만 환원해도 약 10조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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