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명절 증후군을 앓고 있다. 6거래일간의 추석 연휴를 지나자마자 시장 이슈를 흡수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 4%대 빠지면서다. 한편에서는 8월부터 조정을 거친 한국 증시가 낙폭을 키우면서 저점에 도달했으니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긴축 불확실성이 여전해 하방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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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21일(2388.35) 이후 최저치에 마감했다. 코스피 낙폭이 가장 컸던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2.56%)이후 최대 낙폭이다.
국내 증시가 2400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증시 하락폭에 대해 “추석 기간 시장 이슈를 한꺼번에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2400선에서 공방하며 밑으로 내려갈 수는 있지만 다시 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방 열려있다...주식 저가매수 아직 안 돼”
2400선 밑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주장도 다수다. 최근 국내 증시의 조정 현상은 단순히 금리가 올라서가 아닌 통화와 재정정책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근거로 든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은 통화정책상의 이유도 있지만, 미국 정부가 당분간 계속 적자 운영을 할 것이란 재정정책 측면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도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발행금리가 내년까지도 상승하면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으로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미국 장기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가격으로 따지면 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다는 얘기”라며 “증시 반등을 얘기하기 전에 채권부터 바닥이 보여야 하는데, 그럴 조짐이 없다”고 분석했다.
“2260선 아래도 가능…9월 美 고용보고서 봐야”
코스피가 226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는 개선세가 기대되지만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판단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경기(실적)가 좋아져도 극적으로 반등하는 게 아니라 순환 국면에서 완만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만일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는 등 시장 충격이 발생하면 현재 박스권(2260선) 아래로 지수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6일 나오는 미국 9월 고용보고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금요일에 나오는 미국 고용보고서를 한번 확인하고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며 “고용 지표에서 고용 둔화가 나타난다면 한숨을 놓고 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추가적인 하락 구간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