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나쁜 관행에 제동을 건 정당한 절차”라며 전날까지만 해도 정면 대응했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하며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꿨다. 반면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특정 후보자 편에서 권력을 남용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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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동아일보가 공개한 공소장 전문에 따르면 청와대가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시장 비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상황을 모두 21차례 걸쳐 보고받았다.
지방선거 직전까지 집중적으로 18차례 보고를 받았다. 울산시청 압수수색 당일에는 ‘압수수색 예정’ 등 수사기밀도 보고받았다. 경찰 수사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소관 업무지만 민정비서관실도 보고를 받았다. 보고를 받은 민정비서관실 담당자는 버닝썬 사건에서 등장한 윤모 총경이었다. 당시 정무수석이 송 시장의 경선 경쟁자였던 후보에게 공기업 사장 등을 출마 대신 다른 자리를 권유하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은 이날 공소장 공개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당 지도부가 참여한 확대간부회의가 있었지만 일절 언급이 없었다. 4+1협의체(민주·바른미래 당권파·정의·민주평화+대안신당)로 공조했던 범여권에서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쓴소리가 나오고 있는데다 당내 일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공소장에 기재된 사건 관계인들과 관련한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유출을 막을 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등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꼭 특정 사건 공소장 전문을 피의자 보다 먼저 제출받아 공개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냐.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 사법절차상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합의된 기준을 만들고 정당한 절차를 확고히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국회·국민 알권리 무시한 추미애 공개 사과해야”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국민과 민주주의를우습게 여겨 선거를 조작하고 민심을 왜곡하려 했다고 개탄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이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며 숨겼던 검찰의 공소장은 선거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이 특별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며 “국가기관이나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 편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돼 있다. 국민에 진실을 밝히고 차라리 용서를 빌어야 한다”며 “이번 불법선거의 실체와 전모를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1협의체에 속한 야당들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민주평화당은 추미애 장관이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성문 대변인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을 추미애 장관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공소장 내용이 공개될 경우 민심이 나빠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잠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지만 오히려 사건만 더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또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오판이며 어리석은 짓거리였다”며 “추 장관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