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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공작금을 이용해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종흡(72)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3차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고 함께 김 전 국장에게도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국고에 납입될 가장사업체(국정원 신분위장을 목적으로 해외에서 운영하는 사업체) 수익금이 반납된 적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 규정에 따라 횡령죄에 해당한다”며 “국고에 납입될 성질의 가장사업체 수익금을 정당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업에 불법 사용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항소심에서는 국정원장이 회계관리직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1심 판결은 파기했지만, 양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리직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봤는데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라 국정원도 회계관리직원인 것으로 판단해 1심 판결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당시 이와 관련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공작에는 ‘데이비드슨’, 노 전 대통령의 비위 첩보 수집 공작에는 ‘연어’라는 작전명을 붙였다.
또 김 전 국장은 원 전 국정원장이 서울 시내 한 호텔의 스위트룸을 장기간 임차해 사용하는 데에 국정원 가장사업체 사업자금 28억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서울 소재 신규 사무실 임차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함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