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 기업간 인수합병의 조건’ 세미나에서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SK텔레콤(017670)과 CJ헬로비전(037560)이 인수·합병된후 소비자나 시장에 어떤 편익을 줄 수 있을지 뚜렷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SK텔레콤이나 SK브로드밴드나 각기 플랫폼 전략이 있지만 사실 자기 비즈니스 전략의 모습일 뿐”이라며 “이 인수합병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 지역성을 어떤 식으로 가져가고, 공공성을 어떻게 가져가고 IoT를 어떻게 가져갈지 구체화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M&A에 대한 당위성을 언급했지만 기업 입장일 뿐이라는 얘기다. 소비자나 시장 입장에서 어떤 편익을 얻는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2일 설명회에서 CJ헬로비전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되면 이로 인해 생산유발 효과 7조5000억원에 고용 유발 효과로 4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5년간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IPTV 망 개선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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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호주 커뮤니티 라디오 방송국 합병 실패와 미국 2위 통신사 AT&T와 위성방송 업체 디렉TV 간 인수 합병 성공을 예로 들기도 했다.
호주 커뮤니티 라디오 방송국 합병 건은 시장 경쟁 상황만 두고 봤을 때 정부 당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커뮤니티 라디오를 특정 사업자가 독점하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를 불허했다.
반대로 AT&T와 디렉TV 간의 합병은 미국 FCC가 허용했다. 이종 플랫폼 간의 결합으로 경쟁 저하 문제가 적었던 요인이 컸지만 AT&T가 미국 정부에 사회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 이유에서다.
AT&T는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한 1400만가구의 편익을 높이는 등의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미국 정부는 두 회사간의 합병이 직접적인 이용자 편익 증진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박사도 “허울 좋은 수사는 빼고 실제 가치가 있는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어떻게 이 시장을 갖고 가야할지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IPTV 도입 당시에도 여러 약속을 했는데 무엇이 지켜졌는가. 정부는 최소한 그 약속을 이행을 강제하려는 노력을 해야했다”며 “콘텐츠 단에 어떻게 돈이 흐르게 할지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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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케이블 업계 대표로 온 이덕선 하나방송(마산·거제 지역SO) 대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이후 발생할 독과점 문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CJ가 플랫폼과 콘텐츠를 모두 가져가면서 독과점의 폐해가 심했다”며 “헬로비전의 피인수는 CJ의 플랫폼·콘텐츠 벨류 체인의 해체를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제는 충분해 방송 요금이 늘어날 우려도 전혀 없다”며 “케이블 20년동안 요금 인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