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S의 영웅심리 악용을 막아라

  • 등록 2015-02-10 오후 5:50:00

    수정 2015-02-10 오후 5:50:0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어린 시절 컴퓨터 게임을 한참 하다보면 현실세계도 게임 속 배경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악당을 무찌르는 주인공이 된 나는 괜시리 장난감 총과 칼을 만지작거리 영웅 흉내를 내곤 했다.

과거 독수리 오형제부터 지금의 번개맨까지 만화 속 영웅들은 동심을 사로잡았고, 영화 아이언맨과 어벤저스는 어른들의 감춰진 영웅심리를 대변해줬다.

그런데 지금 이 어린 영웅들이 잘못된 곳으로 가고있다. 바로 이슬람국가(IS)라 불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다. 인터넷에 떠도는 무분별한 정보들은 이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현혹하고 있다. 급기야 얼마전 18세 김모군은 터키 여행을 다녀온다고 집을 나가 시리아 국경에서 실종됐다.

지난 3일 IS가 인터넷에 공개한 요르단 공군 조종사의 화형 동영상은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됐다. 조직원 모집 게시글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IS 지지자들의 계정은 4만5000개에 달한다. 누구라도 의지만 있으면 IS 관련 콘텐츠를 접하거나 퍼뜨릴 수 있고 심지어 IS에 가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인터넷이 범죄집단의 회원 모집을 도와주는 셈이다.

실종된 김군도 SNS를 통해 수차례 IS 조직원들과 소통한 뒤 시리아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군이 테러집단과 한참이나 대화를 이어나가는 동안에도 이를 제지하는 장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부랴부랴 IS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하지만 완전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IS가 어떤 조직인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SNS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IS의 선전과 포섭활동에 청소년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들도 신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더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금도 IS 가입을 꿈꾸는 제2의 김군이 인터넷에서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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