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총파업에 화물열차 운행량 '뚝'…건설현장 불똥 튀나

화물열차 운행률 평시 대비 22% 수준 유지
철도운송 비중 높은 시멘트 공급 차질 우려
"비축분 있지만 파업 장기화시 피해 가능성"
임금협상 평행선…코레일 "도저히 수용못해"
  • 등록 2024-12-05 오후 4:19:54

    수정 2024-12-05 오후 7:01:2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코레일 노사 간 막판 교섭이 결렬되고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철도 운행량이 평시보다 대폭 줄었다. 특히 화물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핵심 건축 자재인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생기고 건설 현장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도파업 첫날인 5일 충북 제천시 천남동 조차장역에서 화물열차가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부터 철도파업 대비 정부합동수송대책본부를 꾸리고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우선 이용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 광역전철에 대체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화물열차는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하며 평시 대비 22%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에선 시멘트 운송이 후순위로 밀려 공사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운송은 철로가 40% 육송 30%, 해송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철길이 막히면 육상 운송으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용량에 한계가 있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 완벽한 대체가 될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이 사전에 예고됐던 만큼 지역 거점 저장소마다 시멘트를 미리 비축하고 있어 당장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공급 문제가 본격화되고, 시멘트사는 쌓아둔 재고를 제때 내보내지 못해 생산량을 감산하는 등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현장은 주로 동절기 이전에 골조 공사를 마치고 내부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필수 자재인 시멘트와 콘크리트 공급이 끊기면 공사에 차질이 생긴다.

문제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철도노조와 코레일은 지난 8월부터 4개월 동안 총 17차례(실무교섭 14회, 본교섭 3회)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여전히 이견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4조 2교대와 인력충원 등은 의견 접근이 있었으나, 성과급과 임금 등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컸다”며 “공사는 임금 인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으나, 철도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기본급의 2.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연초에 기본급 인상과 실적급 등으로 정부의 인상률(총인건비의 2.5%)을 이미 반영해서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또 2급 이상 직원의 2024년, 2025년 임금을 동결하라는 노조 측 요구에 대해 코레일은 “해당 개개인에게 향후 수천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공사가 정상적인 조직 경영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며 “올해 임금 교섭권을 넘어 내년도 임금까지 미리 결정하라는 것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선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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