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인적 분할과 액면 분할을 공시한 가운데 시장은 강보합으로 반응했다. 두달 전 공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만큼, 예상됐던 호재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증권가는 본업인 이동통신 업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자회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거래일 대비 500원(0.15%) 오른 3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33만950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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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시작 전 SK텔레콤 측은 존속회사 SK텔레콤과 신설회사 SKT신설투자(가칭)로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투자 접근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예상됐던 소식으로 이날 주가 변동폭은 크지 않았지만, 지난 4월 10일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는 1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인 1.33%를 훨씬 웃돈다.
SK텔레콤은 10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11월 1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새로 출범한다. 두 회사는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10월 26일~11월 26일)이 종료되면 11월 29일에 변경상장(존속회사) 및 재상장(신설회사) 된다. 분할존속회사(이동통신 및 SK브로드밴드 등)는 유무선통신사업을 기반으로 AI, 구독형마케팅 및 데이터 센터 등으로 확장하는 사업부문에 집중하고, 분할 신설회사(중간 지주회사)는 반도체·ICT 등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부문에 집중할 것을 밝혔다.
증권가는 인적 분할가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적절한 전략이라면서 높은 점수를 줬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은 저성장 산업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이동통신사업(MNO) 본업과 성장성이 돋보이는 ICT 분야의 자회사들을 분리시켜 내재가치의 현실화를 통해 전체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목적”이라면서 “신설회사의 경우 향후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진행될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분할 절차를 고려해 가을까지 보유한 후 거래 정지 전 매도를 하고, 11월 존속회사를 재매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 전략상 29만원에서 35만원 사이 박스권에서 매매한 후 10월 임시 주총 이후 서서히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면서 “2분기 실적 발표 및 인적분할 관련 주주 총회가 종료되고 나면 추가적인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고, 거래정지를 앞두고 매도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하지만 존속회사는 영업 현금흐름이 큰 무선통신 및 SK브로드밴드 등이 포진하면서 배당 상승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매수를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분할 비율로 볼 때 존속회사 상장 가격은 13조원 수준으로 정해질 전망인데 분할 이후 7000억원 수준 배당금이 유지될 것임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18조~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