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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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은행(BOJ)이 지난 7월 마이너스(-)4.7%로 제시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5%로 대폭 낮췄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은행은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수준으로 유도하는 현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지난 3월부터 실시해 온 연간 최대 12조엔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과 최대 20조엔 규모의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기업 자금 지원도 계속하기로 했다.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또 이날 내놓은 분기별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5%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7월 전망치(-4.7%)에서 0.8%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일본은행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가을철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며 글로벌 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하향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도 -0.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은행은 “일본 정부가 침체에 빠진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행과 외식 할인 쿠폰 등을 지급했지만, 이같은 조치가 되레 추가적인 물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보다 0.3%포인트 높여 3.6%를 제시했으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3%에서 0.4%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높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이 점차 진정되고 있는 만큼, 일본 경제의 회복 속도는 완만하게라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