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호반 아시아나' 가능할까

6000억원 자금+ 하나금융투자에 4000억원 추가 지원받아
금호산업 인수하면 10대 건설사 입성도 가능
금호산업 최대주주 '아시아나 항공'이 본질이라는 분석도
  • 등록 2015-04-28 오후 5:10:33

    수정 2015-04-28 오후 5:17:08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난 2월 25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지 2달여 만이다.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28일 오후 3시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7시 채권단운영위원회를 열고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운영위원회는 미래에셋, 국민, 농협, 우리, 대우증권, 산업은행 등 6개 기관으로 구성됐으며 4곳 이상(66%)이 참석해 3곳 이상(66%)이 동의해야 안건이 결의된다.

호반 건설은 이날 오전 비공개 이사회를 열고 금호산업 본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비공개 이사회에서 입찰 여부를 최종 결정했다”며 “이사회에서 적정한 입찰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관심은 호반건설이 채권단에 최저입찰가격(MRP)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는지에 쏠리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인수 후보자들이 MRP 이하로 가격을 적어내면 유찰을 거쳐 매각을 다시 진행하게 된다.

호반건설은 현재 컨소시엄 구성 등 구체적인 조건이나 인수가액은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약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하나금융투자와 손을 잡고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금호산업 인수액이 최고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실탄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하는 금호산업의 지분은 산업은행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한 57.5%(약 1955만주)다. 시장에서는 현 주가 가치가 5000억원을 밑돌지만 아시아나 항공 인수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 실제 인수전에서의 가치는 7000억∼8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5위였던 호반건설이 20위인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10대 건설사 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최대주주(지분 30.08%)로 있는 아시아나 항공이 본질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항공화물 물류사업과 연 매출 1100억원 규모의 기내식 사업, 시내 면세점 운영권 등 알짜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 지분 46%를 포함, 금호터미널(100%), 금호사옥(79.9%),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를 계열로 두고 있다. 호반건설로서는 금호산업 인수로 건설 사업 확장은 물론 국적 항공사 소유까지 이어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기회인 셈이다.

관건은 호반건설이 실제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지다. 2013년 연결기준 경영실적을 보면 호반건설의 매출은 1조 1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357억원)과 당기순이익(1091억원)이 각각 30.8%, 28.7%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투자에 나서기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가 목적이 아니라 호반건설의 재무 건전성 등을 대외에 알리는게 주요한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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