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고성방가 더는 못참아"…체코 프라하, 야간 펍투어 금지 시행

내달 초부터 오후 10시~오전 6시 펍투어 금지
여행사 단체 펍 투어만 적용…개인 여행자 막지 않아
맥주 명소 체코, LCC 붐 타고 유럽 내 파티 장소로 각광
세계문화유산 등재 구시가지 등 야간 소음으로 주민 불편
일각에선 반쪽짜리 지적도
  • 등록 2024-10-16 오후 4:39:06

    수정 2024-10-16 오후 4:39:0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세의 아름다운 건물과 맥주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체코 수도 프라하가 야간 펍 투어를 금지한다. 취객들의 고성방가로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내놓은 조치다.

프라하 구시가 교탑에서 바라본 프라하성 전경(사진=서울역사박물관).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프라하시는 내달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펍 투어 금지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여행사가 주최하는 단체 펍 투어에만 적용한다. 개인이 술집에 가거나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프라하시가 펍 투어 금지 카드를 꺼내든 건 야간에 관광객들의 소음으로 주민 불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맥주로 유명한 프라하는 최근 저비용항공사 붐을 타고 유럽 내에서 젊은층의 파티 장소로 각광받았다.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 단체로 프라하를 방문, 펍 투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구시가 광장을 비롯해 프라하성, 카를교가 있는 프라하 1지구 인근 주민들은 취객들의 고성방가로 인한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레지 라도메르스카 프라하 1지구 시장은 “시끄러운 남성과 여성 그룹의 성가신 행동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야간 펍투어를 금지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그룹은 너무 시끄러워서 현지인과 다른 관광객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행동은 우리가 육성하고자 하는 관광 유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츨라프 스타렉 체코 호텔 및 레스토랑협회 대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맥주를 찾아 도심을 찾는 여행은 현지인들과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문제가 되어 왔다”며 이번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일각에선 프라하시의 펍 투어 금지 방안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둔 파티 관광 관련 전문 여행사 대표인 사이먼 올드는 프라하시의 결정에 대해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 프라하로 향하는 것을 전혀 막지 못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은 펍 투어를 단체여행 대신 혼자 하거나 더 일찍할 수도 있어 반쪽짜리 금지령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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