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동아원그룹의 한국제분 매각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사모투자펀드(PEF) JKL파트너스의 인수 철회로 궁지에 빠졌던 동아원그룹이 다음 순위 협상자인 한화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재선정하면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제분 매각주관사인 회계법인 EY한영은 이날 오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제분 매각측이 JKL파트너스 대신 한화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하지만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KL파트너스가 지난 15일 한국제분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한국제분의 자회사인 동아원의 회사채 상환을 두고 매각측과 이견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매각측은 동아원의 만기 공모회사채 300억원 가운데 일부를 JKL측이 미리 갚아 주길 원했지만 JKL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는 18일 300억원 규모 공모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동아원은 산업은행에 1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대출도 긴급 요청한 상태지만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인 `BBB-`인 동아원은 만기 상환에 실패할 경우 신용평가에 악영향을 받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 이하)으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동아원그룹은 예비입찰 후 본입찰도 없이 불과 사흘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약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한국제분 매각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시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아원그룹은 회사채 적시 상환을 위해 한국제분 매각 우선협상자로부터 최대한 협조를 구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한화자산운용이 실사도 하기 전에 수 백억원을 동아원에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악의 경우 딜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