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수백억 투자금 몰린 루미르, 우주·항공 상장 부진 고리 끊을까

상장 앞두고 밸류 고평가 논란…일정 연기
시리즈C 오버부킹…누적 405억 투자금 조달
예상 기업가치대로 상장 시 FI ''대박'' 예감
선두주자 컨텍·이노스페이스 저조한 성적 영향도
  • 등록 2024-09-11 오후 8:28:07

    수정 2024-09-11 오후 8:28:07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인공위성 개발 전문기업 루미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오너 리스크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루미르는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IPO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순조롭게 투자유치를 해왔던 루미르가 우주·항공 스타트업의 상장 부진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루미르는 지난해 초 상장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인 시리즈C 펀딩에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200억원을 목표로 라운드를 열었지만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오버부킹(초과 청약)이 발생했다. 결국 300억원의 투자금을 쓸어 담은 루미르는 총 누적 투자금 405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상장 기대감을 높였다.

루미르는 지난 2009년 제이엔엠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우주·항공 스타트업으로, 인공위성 시스템·전장품, 위성 영상 및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 차세대중형위성 개발 사업에서 위성 탑재체 전체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정부의 우주 개발 사업 파트너로 꼽히기도 했다.

(사진=루미르)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루미르는 지난 2018년 시리즈A 라운드부터 2021년 시리즈B,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시리즈C 기관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인터베스트 등은 초기부터 루미르에 투자하며 회수를 기다리고 있다. 루미르가 내년도 예정한 목표 기업가치로 상장에 성공하면 FI들의 투자금 회수도 원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루미르의 최대주주는 남명용 대표(56.01%),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펀드’(8.24%)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HB인베스트먼트(440290),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NH헤지자산운용 등도 루미르에 투자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루미르는 IPO를 앞두고 시리즈C 라운드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을 목표로 정했다. 피어그룹(비교집단)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 한화시스템(272210), LIG넥스원(079550) 등 규모 차이가 큰 기업들을 지정한 점도 시장의 불안을 샀다.

또한 루미르는 현재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2026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해당 실적 추정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루미르는 올해 매출 202억원, 내년 420억원, 2026년 877억원으로 내다봤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올해 24억원 적자에서 28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증시에 입성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컨텍(451760)과 이노스페이스(462350)가 줄줄이 고평가 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투자 심리가 식은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주·항공 분야는 앞으로도 민간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성장해야 할 산업인데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루미르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해 우주·항공 산업의 성장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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