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정부와 화물연대간 ‘강대강’ 대치 속에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하는 가운데 일부 화물차량 기사의 월평균 수입이 500만원이 넘는 ‘고소득’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파업이 ‘생존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라는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화물연대 측은 ‘장시간 근로시간을 따졌을 때 고소득이 아니다’고 즉각 반발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기준 보수액 및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소득수준 실태조사’에서 2021년 기준 자동차 운반(카캐리어) 화물기사의 월평균 순소득은 528만원, 곡물 운반 화물기사는 525만원으로 나타났다. 순소득은 소득총액에서 유류비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또한 같은 해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화물차 안전운임제 성과분석 및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기름을 실어나르는 탱크로리(유조차) 월평균 수입은 439만원, 시멘트 운송기사가 424만원로 각각 조사됐다. 이는 컨테이너 화물차주(366만원)보다 많고, 화물차주 전체 평균액인 378만원보다 높은 편이다.
이처럼 월평균 벌이가 자동차·곡물 운반 화물기사가 월평균 500만원대, 탱크로리(유조차)와 시멘트 운송기사는 4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고소득’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업 명분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물차주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적용하기엔 고소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화물연대는 현재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와 함께 적용 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컨테이너와 레미콘 두 개 품목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철강재와 위험물질, 자동차, 곡물·사료 등으로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주유소 ‘석유제품 품절’ 사태를 불러온 탱크로리(유조차) 차주들의 파업 참여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반면 화물연대 측은 화물기사들의 장시간 근로를 감안하면 높은 소득이 아니라는 맞서고 있다. 박연수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정책실장이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분들의 소득은 굉장한 장시간, 최소 14시간 이상의 노동을 전제로 한 소득”이라며 “시급으로 환산했을 때 한 1만원 내로 최저임금보다 약간 웃도는 정도”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에 일단 우선 품목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들은 사고가 나면 크게 나는 품목들”이라며 “철강처럼 굉장한 중량을 싣는다거나 폭발사고의 위험이 있는 위험물 운송, 아니면 과적이 과하다거나 이런 품목들이기 때문에 도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도가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