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대규모 증시 매도·강달러…환율 1440원 턱 밑[외환마감]

4.15원 오른 1438.9원 마감
외국인 국내증시서 8300억원대 순매도
글로벌 달러 강세 전환·아시아 통화 약세
이창용 "환율 올랐을 뿐, 외환위기는 과도"
  • 등록 2024-12-17 오후 4:13:02

    수정 2024-12-17 오후 4:14:06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40원 부근까지 올라 마감했다. 정국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했고, 장중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을 밀어올렸다.

17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34.75원)보다 4.15원 오른 1438.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째 1430원대에서 마감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원 오른 1437.0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새벽 2시 마감가(1436.0원) 기준으로는 4.2원 올랐다. 개장 초반 환율은 1438.0원으로 올랐다가 점차 상승 폭을 좁혔다. 오전 11시 14분께는 1434.2원으로 내려가며 한때 하락 전환되기도 했다. 오후 장에서 1430원 중반대를 횡보하던 환율은 3시께 1439원 위로 치솟았다.

정규장 마감 이후에도 환율은 1400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에 달러 매수 심리는 꺾이지 않으면서 환율이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1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200억원대를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중 글로벌 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50분 기준 106.97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9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예상보다 엄청 커, 환율이 상승 폭을 확대했다”며 “유럽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아시아 장에서 달러가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고환율이 지속하고 있는 것에 ‘과도한 우려’라고 진단했지만, 시장은 쉽사리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12·3 계엄사태 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어떤 환율 수준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환 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너무 과도한 걱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외환 위기는 저희가 외채를 갚지 못해서 일어나는 위기인데, 현재 저희는 외환에 관해서는 채권국”이라며 “현재 외환 시장의 상황을 보면 환율이 올라갔을 뿐이지 외환 시장에서 차입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70억8500만달러로 집계됐다.

17일 환율 흐름. (사진=엠피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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