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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경기부진으로 신차 구매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데다, IT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이 개발되면서 소비자 편의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성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차를 소유하기보다 공유하는 트렌드가 보편화 되는 추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차 판매 뒷걸음질 치는데..중고차 시장 매년↑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1~11월) 발표한 자동차 이전등록 건수는 337만 4330대로 나타났다. 연말 실적을 포함하면 작년 거래 건수(377만 107대)에 준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해당 통계는 개인·사업자 간 자동차 명의 변경을 의미하며 통상 중고차 거래 건수를 뜻한다.
최근 수치에서는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10년 단위로 분석하면 상승곡선이 확연히 드러난다. 중고차 거래건수는 지난 2000년 170만대에서 2015년 366만대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연평균 5.14%씩 커졌다.
반면 신차 거래규모는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 2015년 183만3785대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1% 안팎으로 감소해왔다. 특히 올 상반기는 88만9588대로 전년 동기대비 4.3% 줄어드는 등 하락세가 점점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미국 사례를 들었다. 이 연구원 “미국에서 신차 구매한 연령대 중 50대가 가장 높은 반면 20~30대는 중고차 구매 비중이 60%가 넘는다“며 “국내 소비 성향도 비슷한 방향으로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 경쟁으로 투명도 향상
중고차 시장이 과거보다 투명해진 점도 거래가 급증하게 된 배경이다. 사실 중고차 시장은 ‘깜깜이 시장’의 대명사로 통했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정보 비대칭으로 허위매물에 대한 위험이 늘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라졌다. 자금력을 갖춘 금융사, 대기업 등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신뢰도가 몰라보게 향상됐다.
중고차 매물이 가장 많은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KB차차차’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매물을 분석하고,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케이카’는 차량평가사가 무료로 견적을 내주는 ‘내차팔기 홈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고차 매매단지를 테마파크처럼 꾸며 가족단위 고객을 유치하기도 한다.
국산차가 일반 매매단지 등지에서 거래된다면 수입차는 업체가 직접 검증해 파는 인증 중고차 시장이 각광 받고 있다. 가격은 딜러를 통해 구입하는 것보다 다소 비싸지만 보증기간 연장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소비자가 검증된 중고차 딜러와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스타트업 ‘첫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푸조·시트로엥 등 제품을 직접 검증하고 판매하는 ‘수입 인증 중고차’ 업체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매년 20~30%씩 급성장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수입차 시장의 ‘신성장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 최종접점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구매하는 중고차의 신뢰도 측면”이라며 “고가의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구입하는 중고차가 과연 믿을 수 있는 제품인지 검증하기 위해 융합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