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확성기 방송에 대해 ‘간접적인 반응’을 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은 이날 ‘민족 공동의 합의들에 토대해 관계개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은 지난해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에서 이룩된 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헤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방송은 “하지만 민족 공동의 합의를 무시하고 그에 도전해 북남관계의 기초를 허물어버리려는 범죄적 기도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단호히 짓부셔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논평의 전반적인 논조는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와 비슷하지만,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후 새삼스럽게 8·25 합의의 준수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확성기에 대한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당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약속하고 이를 이행했지만, 지난 6일 북한이 기습적으로 단행한 ‘수소탄 실험’은 비정상적인 사태에 해당한다고 보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지 136일 만인 이날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