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은 남편 고(故)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그룹 경영 일선에 나선 현정은 회장은 올해로 12년째를 맞고 있다.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대북사업 중단 등 풍상고초를 뚝심으로 이겨온 현 회장은 이제 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그룹 매출의 35%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증권 매각을 마무리 짓고, 대북사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외부 변수가 많아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는 처지다. 현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키워드였던 생존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그룹의 혁신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자구계획 99%이행..현대증권 매각하면 초과 달성
지금까지 현대그룹이 실행에 옮겼거나 실행 예정인 자구안 이행 규모는 3조2787억원으로, 3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이행률은 99.4%이다. 작년말까지 92%에 달했만 작년 말까지 현대상선(011200) 유상증자 액수가 더해지면서 99%대로 올라왔다. 자본확충 방안인 현대상선 유상증자 규모는 2380억원으로 주주배정 방식 후 일반공모를 거쳐 3월 25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증권(003450) 매각 본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참여했다. 매각대상인 현대증권 지분 36.9%의 장부가는 6100억원 수준. 현대그룹은 자산유동화대출(ABL)로 받아온 2000억원을 빼더라도 매각만 성사되면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자금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팔 수 있는 자산은 대부분 매각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앞서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해 6000억원을 조달했고,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부문을 매각해 97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다 해외터미널 유동화로 1500억원을 더했다.또 컨테이너 기기 매각으로 1225억원, KB금융지주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으로 4509억원을 각각 확보했고, 현대증권 매각방식 확정과 더불어 ABL 발행으로 2000억원을 끌어들였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170억원 등자기자본 확충으로 2973억원을 더했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현대그룹이 애초 세운 자구계획 중 현재 본입찰을 진행 중인 현대증권 매각을 제외하면 남은 매각 대상 자산은 남산 반얀트리 호텔뿐이다.
내실 다지며 ‘대북사업’ 돌파구 기대
현정은 회장은 꾸준히 그룹의 내실을 다지면 ‘대북사업’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북한 철도 현대화 등 남북 경협에 대한 희망의 바람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그룹이 만들어가고 있음을 잊지 말고 남북경제협력의 선구자적 면모를 가져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올 1∼2월 안에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내부적인 준비작업을 벌여 왔지만, 아직 남북간 경색 국면이 해소될 큰 틀의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 등 대북사업으로 인해 대북관광 독점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의 손실은 지난 7년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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