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으로 사실상 인적 물적 교류가 중단됐던 시기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2022년이 최악의 경제 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늦게 제로코로나를 폐기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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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성장이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 것은 1998년(목표 8.0%, 실제 7.8%) 이후 24년 만이다. 2014년 성장률 목표는 7.5% 안팎으로, 실제 7.4%를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범위 안에 포함됐다. 2020년은 목표치 자체를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이 1994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기 시작한 이후 실제 지표가 목표치보다 낮으면서 2.5%포인트라는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9%로 잠정 집계됐다. 경제 수도 상하이 등이 전면 봉쇄됐던 2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이후 3분기에 3.9%로 회복되는 듯 보였으나, 4분기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에 따른 방역 강화와 갑작스러운 ‘제로 코로나’ 폐기 등을 겪으면서 다시 둔화됐다.
12월 지표, 여전한 약세…글로벌 경제 둔화 과제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았다. 투자은행 ING의 아이리스 팡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 등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수요 위축과 같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해리 머피 크루즈 이노코미스트는 “2023년 중국 경제 회복 과정은 평탄치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이 반복될 수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글로벌 수요 위축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경제 지표 또한 시장 우려보다는 양호했으나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경제 회복의 관건으로 꼽히는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블룸버그 예상치인 마이너스(-) 9.0%는 물론 전월(-5.9%)과 비교해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으로 의약품 판매가 지난달 전년 대비 39.8% 급증한 탓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0.1%를 상회했으나, 전월(2.2%)보다 둔화됐다.
옥죄던 빅테크·부동산, ‘지원’으로 기조 변화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가 경제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선 내수 확대와 민간 부문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다양한 통화 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사용해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하겠다”면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정부의 위기의식은 최근 정책 기조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차환을 지원하는 등 당국은 연이어 부동산 구제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당국은 2021년부터 빅테크 기업에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했으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신규 사용자 등록 재개,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자본조달 계획 승인 등 최근 ‘빅테크 지원’으로 돌아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지방 의회 격인 지방 인민대표대회를 마친 지방정부 대부분 5%대 경제 성장 목표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전인대에서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