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1위 '다이슨'의 도발…LG전자·일렉트로룩스 '발끈'

국내서 제품 비교 시연회 개최…"자사제품 성능 압도"
"인기제품으로 선정?" 비교 제품군 선정방식 등 논란
글로벌 시장서 LG전자·일렉트로룩스 견제 의도
  • 등록 2016-02-02 오후 4:03:46

    수정 2016-02-02 오후 4:06:52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글로벌 청소기 1위 업체인 영국의 다이슨이 경쟁사인 LG전자(066570)와 일렉트로룩스를 도발했다. 자사 제품의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공개 시연 행사를 열어 경쟁사 제품과 직접 비교를 시도한 것이다. 글로벌 청소기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슨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엔지니어 그레이엄 도날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무선청소기 비교 시연회를 개최했다. 다이슨은 이날 최신 모델인 ‘V6 플러피 헤파’와 경쟁사 제품 2개를 비교했다. 제조사와 제품명 등은 가렸지만 LG전자의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와 일렉트로룩스의 ‘울트라파워’였다.

시연회는 홈이 파인 판넬에 베이킹 소다를 뿌린 뒤 청소기로 이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연 결과 다이슨 V6는 말끔히 제거됐지만 경쟁사 제품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이슨은 미국 독립적인 제3 검사기관에 의뢰했다는 청소기 성능 비교 테스트 결과도 공개했다. 다이슨 제품은 틈이 있는 딱딱한 바닥에서의 먼지 제거율이 106%였던데 반해 나머지 3개사는 3~23%에 불과했다. 흡입력 손실률 역시 다이슨은 1%, 나머지는 65~97%수준이었다.

다이슨 엔지니어 그레이엄 도날드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 호텔에서 무선 청소기 비교 시연을 하고 있다. 장종원 기자.
그러나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다. 제품 비교군에서 V6는 출고가만 100만원이 넘는 제품인 반면 LG전자와 일렉트로룩스는 30만~40만원대에 불과했다. 미세먼지 테스트도 실시했는데 미세먼지 제거 필터가 달린 LG전자와 일렉트로룩스는 비교군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대 제품과 20만원대 제품을 동등 비교하는 등 객관성이 매우 결여돼 오히려 고객들에게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슨 엔지니어인 그레이엄 도날드는 “다른 제품은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로 다이슨 카테고리와 유사한 제품들로 골랐다”면서 “우리의 기술을 보여드리려 하다보니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제품군 비교를 선택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실험방식에 있어서도 논란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V6 제품의 경우 파우더와 같은 고운 입자를 흡입하는데 최적화된 제품”이라면서 “개별 브랜드의 특징을 무시하고 자신에 유리한 상황만 가정해서 실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와 일렉트로룩스는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10월 호주에서 다이슨을 청소기 허위 광고로 제소하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에는 다이슨이 광고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다이슨은 이미 홍콩 대만 일본에서 비교시연 행사를 열었고 앞으로 다른 나라로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LG전자와 일렉트로룩스 등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다이슨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는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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