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한 날 정윤회가 날 찾아왔다"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정윤회(60)씨가 세월호가 침몰한 날 점심 때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있지 않았다는 법정진술이 나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동근) 심리로 열린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49) 전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모씨는 “지난해 4월16일 정씨와 점심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역술인으로 알려진 정씨의 측근이다.

이씨는 “정씨가 그날 11시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사무실 겸 집으로 찾아와 식사를 했고, 오후 2시30분쯤 떠났다”며 “헤어질 때 정씨는 어디로 간다고 말은 안 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정씨가 전화를 걸어와 세월고 사고 당일 자신의 집을 방문했냐고 물었고, 우리집에서 밥을 먹었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의 물음에 바로 답변을 했다. 나라의 큰 사건이 일어난 날이라서 기억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이날 증언은 앞서 정씨가 지난 1월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4월16일 오전 11시쯤 이씨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2시30분쯤까지 머물렀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변호인은 이씨가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거주하다가 작년 10월부터 평창동에 머물기 시작한 것을 두고 “정씨와 말을 맞추려고 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씨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세월호가 침몰한 뒤로도 정씨와 계속 접촉했으나, 지난해 10월 언론에 자신의 존재가 드러난 이후 정씨와 연락과 만남을 끊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기자에게 정씨를 안다고 말한 게 보도가 됐고, 내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 같아서 미안해서 연락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씨를 만나면 군자나 음식과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동생 박지만 회장과 관련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형사처벌 전력을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작년 4월16일 발생한 일과 관련없는 부분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과)아무 관련도 없는 것을 묻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나는 그날 정씨를 만난 것밖에 없는데, 여기 나와 왜 수모를 겪어야 하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우생명문화융합센터를 운영한다는 이씨는 ‘직업이 역술인이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말할 가치도 없다. 역술인인 척하고 다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3일 일명 ‘증권가 찌라시’를 바탕으로 쓴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나고 있었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당일 정씨를 만났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해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