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DJ에 보낸 편지에 손학규 화해제스처 "통합의 지표"

문재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김근태 전 고문과 함께 손학규 고문을 '통합의 지표'라고 강조
당대표 선거가 계파갈등으로 분열되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비문(非文) 진영에 보내는 화해의 제스처란 분석

등록 2015-01-07 오후 10:14:05

수정 2015-01-08 오전 8: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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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문재인 의원이 7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과 함께 손학규 상임고문을 ‘통합의 지표’라며 치켜세웠다. 당의 근간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전 고문과 함께 손 고문을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다.

문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문재인의 희망편지④’에서 “제게 들려주신 말씀이 생생하다.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얼마 전 마지막 식사자리였다”며 “반드시 대통합해서 정권교체를 해내야 한다. 7을 내주고 3을 가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대통합이 가능하다”고 2009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식사자리에서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7을 내주고 3을 가지라는 통합의 원칙을 실천하신 대통령님이 존경스럽다”며 “앞선 선배 정치인들의 모범을 배우며 저도 통합의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통합의 정치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김 전 고문과 손 고문을 거론했다. 그는 “고 김근태 선배님은 화해와 통합의 정치인이셨다”며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간곡한 당부를 남기셨다”고 했다. 이어 “손학규 상임고문도 제겐 통합의 지표”라며 “당대표 시절,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내려놓은 기득권으로 우리 당은 더욱 크고 강한 당이 됐다. 분열과 대결의 정치에서 과감한 통합의 정치로는 당의 이정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이 희망편지에서 손 고문을 언급한 것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손학규계가 문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비문(非文) 진영에 합류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손 고문과 가까운 오제세·김동철·이춘석·이찬열·최원식 의원은 최근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 불출마 서명 운동에 참여하는 등 문 의원과 각을 세웠다.

손 고문과 가까운 수도권 재선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당대표였던 손 고문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문 의원이 공동대표를 지낸 ‘혁신과통합’(혁통) 등과 함께 야권 통합을 이뤄냈지만 결국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당권을 잡아 대통령선거 경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었다”며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틀어진 원인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례적으로 손학규 고문을 거론한 것은 문 의원이 당을 살리기 위해 화해와 통합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의원은 “국민은 지금 우리 당에 통합의 정신을 바라고 있다. 변화와 담합이 아니라 안주와 분열을 택한다면 우리 당은 역사 속으로 부서져 흩어질 수 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 비움의 힘으로 당의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