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으로 죽쑨 ‘밸류업’…리밸런싱이 구원투수 될까

거래소, 이르면 12일 특례편입 대상 발표
탄핵 정국에 밸류업 기대감 급랭…KB금융 10.06% 급락
“주주가치 제고 기업 소수…재평가 받을 것”
  • 등록 2024-12-05 오후 4:04:02

    수정 2024-12-05 오후 6:59:4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특별 리밸런싱(종목 변경)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르면 오는 12일 대상을 발표할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부터 4일 현재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한 곳은 모두 50개사로 이 가운데 이미 지수에 편입된 8곳을 제외한 42개사가 특별 편입 대상으로 심의된다. 예고공시를 하고 본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은 이번 리밸런싱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밸류업 ETP 상장식. 사진=연합뉴스. 2024.11.4
거래소는 오는 6일까지 공시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이르면 12일, 늦어도 16일까지 대상을 발표한단 계획이다. 지수 편입일은 20일이다.

지난 9월 지수 발표 이후 시장이 기대했던 가치주가 빠지며 비판이 제기됐던 은행주 등 주요 고배당주들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KB금융(105560) 등 은행주와 통신 3사 편입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다만 이번 특례 편입 리밸런싱 규모는 최소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선언적인 공시만 했다고 해서 특별 편입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등한 기준으로 판단해 최소한 규모로 편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추종 펀드들의 운용상 제약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편입 종목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고질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국정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9월 30일 처음 출범시킨 지수다. 지수 구성 전까지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 중 대표 100개 종목을 추려 구성했다. 공적 연기금의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된다.

액티브 펀드의 자금 유입 기대감으로 그동안 미편입 대형 가치주들의 주가는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밸류업 정책이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조정폭이 커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10.06% 급락해 8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15.79% 하락했다. 신한지주(055550)도 이날 -5.5% 하락해 2거래일 동안 12%나 빠졌다. 또 다른 축인 통신주도 이날 KT(030200) -0.31%, SK텔레콤(017670) -1.02%, LG유플러스(032640) -2.36% 하락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문제가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을 통해 얻은 이익이 투자자들보다 많았기 때문”이라며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훼손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공시하고 개선하는 소수의 종목들이 결국엔 페어밸류를 찾아가도록 정책은 그대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은 △시가총액 400위 이내 △2년 연속 미적자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 △전체 종목 및 해당 산업군(GICS Sector)의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요건 만족시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위 종목 순으로 선정한다. 단 밸류업 조기 공시 기업은 특례요건이 적용돼 시가총액 기준 700위까지 확대하고, 주주환원 및 ROE, PBR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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