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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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아사드 대통령과 통화하며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기습에 대해 ‘시온주의(유대국가 건설운동)자들이 매일 팔레스타인 남녀노소를 살해·체포한 결과’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그는 “모든 이슬람·아랍국가와 전 세계의 자유민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범죄를 저지하기 위해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두고 ‘저항 운동의 위대한 승리’라고 표현하며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기 위한 단결된 태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란과 시리아는 중동 내 대표적인 반(反)이스라엘 국가로 하마스에 무기·자금 등을 지원해 왔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을 준비하면서도 이란과 정치적·군사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역시 자국 영토 안에 팔레스타인 단체가 활동하도록 허용하며 이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걸 눈감아 주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이란이나 시리아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전쟁을 자칫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개입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묵인하지 말라고 시리아 당국에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란의 경우 하마스 공격 배후에 있다는 미국·이스라엘 등의 주장을 부인하며 전쟁에 휘말리는 걸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결 해제했던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을 다시 동결하는 걸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