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아파트 어디?

서초구 ‘여행(女幸)아파트 가이드라인’ 제시..인증마크 부여
  • 등록 2015-07-23 오후 5:15:40

    수정 2015-07-23 오후 5:15:4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서초구가 여성의 관점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에 나선다. 구내에 새로 짓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서초구는 아파트 내·외 시설물의 설계와 시공 등의 기준을 제시하는 ‘서초형 여행(女幸)아파트 가이드라인’ 마련해 시행한다.

△서초구가 추진하는 ‘서초형 여행아파트’에는 여성들을 위한 소통공간이 설치돼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서초구청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우수 아파트에게는 평가를 거쳐 여행아파트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서초형 여행아파트 가이드라인은 △매개시설(건물내부 진입을 위한 보행로·주차장·주출입문 등) △내부시설(건물내부 이동을 위해 이용되는 복도·실별출입문·계단·승강기 등) △위생시설(화장실 등) △아동 관련시설(실내놀이시설·맘스&키즈카페 등) △여성특화시설(스카이라운지·티 하우스 등)의 5개 부문으로 구분해 각 항목별 권장사항을 제공한다.

교통약자들을 위한 장벽 없는 건축설계와 범죄예방설계(셉테드, CPTED)를 도입해 아파트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먼저 여성 대상 범죄 예방에 중점을 뒀다. 주차장 내 보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자연채광이 들게 해 개방성과 시인성이 높아야 한다. 또한 사각지대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도 외부에서 내부가 잘 보이도록 유리문을 설치해야 한다.

여성과 아동을 위한 편의시설에 대한 기준도 마련했다. 단지 내 보행로는 단차와 장애물을 없애 이동편의를 확보하고. 복도의 계단에는 손잡이를 여성과 아이들이 잡기 편하게 높이를 조절하고 2중으로 설치해야 한다. 로비와 복도는 바닥을 버너구이(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공법)로 마감해 물기로 인한 낙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장실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띤다. 공중화장실에는 남·녀 화장실을 완전히 분리하고 칸칸마다 선반과 비상벨을 설치해 안심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동관련 시설은 실내놀이터를 자연소재인 나무 바닥으로 설치해야 하고, 엄마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서초형 여행(女幸)아파트는 300가구 이상 규모로 건설되는 공동주택이 적용대상이다. 주로 재건축 아파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에서는 52건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증 절차는 사업시행인가 시 예비인증하고 준공 단계에서 본인증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인증 평가는 5개 부문 항목별로 평가점수를 합산해 결정한다.

인증점수를 3단계로 나눠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총점(133점)의 85%(114점) 이상은 1등급, 75%(100점) 이상은 2등급, 65%(87점) 이상은 3등급이다.

등급을 부여받은 아파트는 준공 후 여행(女幸)아파트임을 알 수 있도록 아파트 측벽 상단에 인증마크를 부착한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초 무지개아파트와 우성1차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에서 관심을 갖고 있어 소통을 하고 있다”며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이 기준을 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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