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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은행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5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64달러로 직전 3개월보다 16%나 올랐다. 월별로 봐도 지난 4월까지 62.37달러에 그쳤던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6월 들어 평균 70.96달러로, 70달러 위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서는 6일까지 평균 가격도 74.23달러로 더 높아졌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통상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휘발유·등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향후 교통비·난방비 인상으로 이어진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생산자물가가 오를 경우 한 두 달 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상방 압력을 받게 된다. 이미 휘발유 가격은 9주 연속 상승해 지난달 5주차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날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가 감산 연장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올 들어 지속 상승하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2.0%를 기록한 뒤 6월 2.3%까지 올랐다. 이는 2019년 3월 2.3%를 기록한 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2.4%로, 5월(2.6%)보다 소폭 낮아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임금 협상이나 기업의 제품 가격 결정 과정에서 활용되고,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소비를 앞당기는 가(假)수요가 증가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