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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데일리가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코스피 상장 기업 171곳(추천기관수 3곳 이상, 금융·보험업 제외)을 대상으로 올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추정한 결과를 보면, 국내 핵심 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로 인한 원자재·물류 비용 급등과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소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 보면 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대부분 업종에서 컨센서스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조1958억원으로, 애초 1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게 했다. 일부 증권사는 14조원 후반까지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4조4050억원)과 비교해 3581억원(8.85%) 줄어든 4조469억원에 그쳤다.
화학업종 역시 실적이 대폭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과 증설로 늘어난 제품 공급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뎌서다. 올 2분기 컨센서스를 보면 효성화학과 DL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88.3%), 대한유화(-81.9%), LG화학(-57.9%), 금호석유화학(-53.8%) 등 화학 업계 대부분의 영업이익 감소세가 예상됐다.
엔데믹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본 호텔·레저·도소매 업종도 영업익 감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신라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어들었다. 하나투어 역시 영업손실 264억원을 기록, 적자 폭을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마트 역시 물류비와 인건비 확대 등으로 올 2분기 5.3% 줄어든 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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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들어 생산 둔화가 이어지며 관련 재고도 누적되고 있다. 수요가 따르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하반기 실적 둔화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제조업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양상”이라며 “금리가 오르고 내수·수출이 모두 악화하면 그간 계획한 투자 등이 지연되거나 내년으로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면서 단위 판매량이나 매출이 비슷해도 가격 자체가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며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 이런 긴축 상황 속에서는 생존하는 문제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