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인 KB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PE)부는 이같은 투자은행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중심축 역할을 한다. 증권사가 직접 기관투자자(LP) 출자를 받고 GP(운용사) 역할을 하며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올리는 것이다.
KB증권은 신설 PE부의 적임자로 큐캐피탈, SK텔레콤에서 두루 투자를 경험한 김용일 부장을 낙점했다. 그는 사모펀드 투자와 대기업의 M&A(인수합병)를 모두 경험한 IB업계에선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김 부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의 최종 계약서 작업이 마무리 중에 있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FI(재무적 투자자)가 보유 중인 자산을 SI(전략적 투자자)와 공동 투자하거나 FI의 회수 목적 차환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내년 투자 환경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 바이아웃보다는 세컨더리 펀드의 투자가 용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랜기간 투자업계에 몸 담으며 그가 올린 최고의 수익도 협업을 했기에 가능했다. 큐캐피탈에 몸 담던 시절 그는 글렌우드-NH투자증권의 동양매직 인수 중순위 지분 투자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당시 전체 인수금액 중 일부인 350억원을 공동 투자한 것이다. 이후 SK텔레콤으로 이직하며 회수까지 담당하지 못했지만 2년만에 SK네트웍스 매각으로 2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동부팜한농’도 스틱 인베스트 등과 클럽딜로 공통 투자했다. 성장금융의 첫 투자인 코렌 역시 YJA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투자다.
우량 파트너들의 클럽딜 러브콜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의 좋은 수단이 됐다. 김 부장은 “IB업계의 정보는 소수 정예 인원들에게만 공유되기 때문에 이너써클에 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투자 실력과 함께 네트워크 관리도 무시할 수 없는 능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