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실사 그 후]④정부 “연 110억弗 수주전망, 당시엔 합리적"

"예상과 달리 수주 절벽…결과론적 잣대로 장밋빛 전망이라고 봐선 곤란"
실사보고서와 홍 의원 공개 자료 수치 일치하지만…"'서별관회의 자료' 인정 못해"
  • 등록 2016-08-11 오후 4:32:38

    수정 2016-08-11 오후 5:02:26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042660) 구조조정 정책을 수립할 당시에는 매년 110억~120억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가 들어오리라는 가정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야 나타난 결과를 두고 과거의 판단이 ‘장밋빛 전망’이었다고 봐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명순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11일 “작년 10월 당시로선 실사 회계법인이 계산한 신규 수주 추정액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올해 들어 예상과는 달리 수주 절벽으로 치달으니까 3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요구하는 등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책관은 이어 “지금에 와서 당시 수주 예상치가 낙관적인 전망이었다고 결과론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삼정KPMG의 실사보고서에는 연 110억~120억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가정하고 금융권 대출 원리금의 만기가 모두 연장되는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2018년 기말 현금부족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당시 유동성 지원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미래 현금부족액을 감당할 수는 없는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이 정책관은 “채권단이 최대 부족자금을 기준으로 모든 금액을 지원해 줄 수는 없다”며 “당장 급한 2016년 부족자금은 채워주고 그 다음부터는 회사가 추가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숫자를 맞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채권단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나치게 낙관적인 실사 자료만을 근거로 구조조정 대책을 세우다 보니 유동성 지원을 통한 정상화에만 방점을 찍고 청산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에 대한 고려는 없었지 않느냐에 비판에 대해서는 “당연히 청산과 법정관리 등 다양한 처리 방안도 검토했다”며 “그러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심으로 4조2000억원 유동성을 지원하는) 지금의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정KPMG의 실사보고서 상의 수치과 홍익표 의원이 ‘서별관회의 자료’라며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 자료의 수치가 일치해 홍 의원 공개 자료가 서별관회의에서 활용된 자료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국회는 정부에 기업 구조조정 정책이 결정된 서별관회의 논의 자료와 삼정KPMG의 최종 실사보고서 일체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정책관은 “국회에서 공개된 소위 ‘서별관회의 자료’에 대해서는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며 “다만 채권단이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방안을 결정하려면 예상 재무수치 없이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디에 쓰인 보고서든 관련 재무수치의 근원은 당연히 실사보고서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향을 수립하면서 결국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믿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한 수치가 실사보고서이고 채권단과 정부는 이 회계 전문가들의 판단을 믿을 수밖에 없다”며 “구조조정은 회계전문가들이 판단한 각종 추정과 예상을 갖고 하는 것인데 앞으로의 업황이 엉망이 돼 버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①분식 논란 `실사조정액 3.1조` 어디로 갔나?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②공개된 실사보고서가 전부는 아니다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③결과론?, 그래도 부인 못할 ‘장밋빛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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