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도지사 임기를 마친 후 한동안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복귀했지만, 2012년 대선 경선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당시 김 전 지사는 경선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것은 매 한가지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김무성 대표가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2위를 오가는데 반해 김 전 지사는 한자리수다. 지난 12일 한국갤럽이 9~11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차기 정치지도자로 누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17%)에 이어 13%로 2위를 차지했다. 김 전 지사는 4%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6%)에게도 뒤졌다.
현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희망이 없는 것이다. 김 전 지사가 새누리당의 중심인 대구로 낙향을 결심한 배경이다. 대구 경북고를 졸업한 연고에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구갑)이 지난해말부터 수성갑 출마를 여러 차례 권유했다. 이 의원은 “십년 넘게 봐왔는데, 김 전 지사만큼 훌륭한 정치인이 없다. 정치철학 추진력 사생활 도덕성 등 감안해서 봐도 그만한 사람 없다고 본다. 그런 훌륭한 사람이 지역구를 맡아주면 좋겠다 싶어서 권유했다. 우리 지역에 시원찮은 사람 오는 것 보다는 훌륭한 정치인이 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김 전 지사와 당원들과의 간담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대구 낙향을 결정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음주에 있을 수성갑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공모에서 위원장을 꿰차야 하고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설 김부겸 전 의원을 이겨야 한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수성갑에서는 50.1%를 얻어 권영진 시장(46.7%)을 눌렀다. 당내 일부에서 쉬운 길을 선택한다고 비판하지만, 결코 쉬운 길이 아닌 것이다.
김 전 지사 측근은 “대선주자가 수도권 빅매치할 데 가야지 쉬운데 가느냐고 하는데 쉬운 곳이 아니다. 이미 격전지가 된 지역이다. 정치인이 고향에 출마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오히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작위적인 정치로 김 전 지사가 새누리당 안방인 대구에서 새바람을 일으켜 정치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김문수, TK 맹주 노린다…與 본격 총선체제
☞ 野혁신위원장에 안철수 유력 거론…與김문수 발탁 벤치마킹?
☞ 이한구 "거품 시작…홧김에 집사는 것 조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