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단원고가 다시 문을 열었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지난 17일 휴교에 들어간 지 8일만이다. 이날은 3학년 학생들만 우선 등교를 했다. 3학년 505명 가운데 480명이 출석했다. 결석자 중 24명은 사망자 유족이거나 발인 일정에 참여했다. 1명은 개인 사유였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여학생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학교 정문을 향했다. 남학생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어깨를 늘어트린 채 언덕을 올랐다.
단원고 정문엔 희생자를 기리는 하얀 국화꽃다발이 수북이 쌓였고, 한 벽면엔 희생자와 실종자에게 전하는 메모지가 빼곡했다. 등교하던 한 여학생은 정문 앞에 잠시 멈춰서 ‘실종된 후배들이 꼭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학미 단원고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오히려 선생님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 가슴이 뭉클했다”며 “학생들과 선생님이 한 교실에서 서로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단원고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했다. 수업은 심리 치료 위주로 진행됐다. 마지막 4교시에는 학생들 주도로 학급 회의를 했다.
학교는 25일부터 교과수업을 재개한다. 1~4교시 일반 교과수업을 진행한 뒤 5~6교시에는 심리치료 상담을 할 예정이다.
28일부터는 1학년생들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이 등교한다.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등교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