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머 총리 집권 첫 분기 경제성장률 '제로'

노동당 집권 첫 분기 부진한 성적표
지난달 0.1→0%로 하향
2분기 성장율도 0.1%포인트 낮춰
경기침체 지속에 스타머 내각 부담 커질 듯
  • 등록 2024-12-23 오후 7:03:27

    수정 2024-12-23 오후 7:03:27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정부의 집권 첫 분기인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제로’(0)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이 기존 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스타머 내각에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여성이 지난 10월 영국 런던의 리치먼드 번화가에서 반려견과 함께 길을 건너고 있다.(사진=로이터)
23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ONS)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달 초기 추정치인 0.1%에서 0.0%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또한 2분기 성장률도 기존 추정치인 0.5%에서 0.4%로 낮췄다.

3분기마저 제로 성장을 기록하면서 영국의 올해 하반기 경제는 2분기 연속 침체 상태에 놓이게 됐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BOE)은 지난 19일 올해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3% 성장에서 0.0%로 수정했다.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출범한 스타머 정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15년 동안 방치된 경제를 정상화하는 건 우리에게 큰 도전”이라며 직전 보수당 정부에 책임을 돌린 뒤 “예산과 개혁안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장기 성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날 나온 지표가 올해 하반기 전체에 걸쳐 경제가 멈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DP 하향 조정이 국내 소비자 지출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수출 수요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의 직감은 2025년이 2024년보다 경제에 더 나은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라면서도 “최근 데이터는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경제가 큰 모멘텀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꽁공 얼어붙었다. 로이드 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신뢰도는 12월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산업연맹은 이전에 발표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인용해 기업들은 내년 첫 3개월 동안 활동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CBI의 경제학자 알페쉬 팔레자는 “이 수치는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업들은 생산량과 고용을 모두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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