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증시 부양을 위해 공매도를 제한하기로 한 전날 중국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29일 중국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헝다(에버그란데) 파산 등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주택 단지.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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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92% 하락한 2883.36로 마감했다. 장중 2923.90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 전환해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의 낙폭은 2.42%로 더욱 컸다.
중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를 제한했다.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주 “시장 안정을 위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을 다음 달 5일부터 예금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약 1조위안(약 18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국영기업의 역외계좌에서 2조위안(약 37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자금을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양책에도 중국 증시가 되레 하락한 건 중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한때 중국의 2대 부동산 개발회사였던 헝다(에버그란데)가 홍콩 법원에서 청산 결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안감을 키웠다.
켄 청 홍콩미즈호은행 수석 외환 전략가는 “헝다 청산은 투자자에게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상기시키고 외국이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도 중·장기적 경기 우려를 불식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여전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 기대감에 국영 대기업을 중심으로 2%에 달했던 홍콩 항셍지수 상승률도 장 마감에 이르러선 0.78%로 줄었다. 헝다의 사업장이 홍콩보다는 중국 본토에 더 많아 청산 충격이 덜한 것으로 해석된다. 캐빈 리우 CICC 전략가는 “진정한 추세 반전을 위해선 표적화된 정책 촉매제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도쿄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7% 상승한 3만6026.94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 호황에 투심이 개선된 데다가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자동차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