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현 노사와 해고자(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조는 2009년 여름 77일 동안의 공장점거 파업이 열렸던 평택공장에 6년 반 만에 모여 해고자 복직과 갈등 해소 내용을 담은 합의서를 최종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법의 결정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은 지난해 11월 정리해고가 유효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08년 판매부진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로 2009년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에 돌입했고 그해 4월 전체 인력의 37%인 2646명을 구조조정키로 했다.
이중 2019명은 희망퇴직, 459명은 무급휴직, 3명은 영업직으로 전환하고 이를 끝내 거부한 187명(현 159명)은 최종 정리해고됐다. 이 가운데 노조는 77일 동안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는 등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009년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던 한상균 현 민주노총 위원장은 농성 주도를 이유로 3년 실형을 살았다. 2012년 만기 출소 이후 평택공장 내 송전탑에 올라 고공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민주노총 사상 첫 직접선거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위원장에 당선됐고 잇따른 파업 주도로 이달 초 다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는 줄곧 노사갈등, 정리해고의 ‘아이콘’이 됐다. 매년 정치쟁점화 됐다. 2013년 455명의 무급휴직자 전원을 복직시키는 성과도 있었지만 100여명의 해고자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겨졌다. 그 사이 해고자의 사망 소식도 이어졌다.
쌍용차의 경영환경이 차츰 나아지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되며 자금난을 해결했다. 코란도C, 티볼리를 연이어 성공하며 공장 가동률을 조금씩 높였다. 수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 시장의 극심한 경기침체로 올 3분기에도 영업손실 36억원의 적자가 이어졌지만 적자폭은 계속 줄고 있다.
쌍용차 노사 모두 이번 합의를 그동안의 갈등을 완전히 씻어내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영상 과제는 산더미다. 주력 수출무대인 러시아 시장의 침체로 비상이 걸렸다. 올 초 신차 티볼리는 예상 외 성공을 거뒀지만 후속 티볼리 롱바디와 중·대형 SUV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쌍용차 평택공장 내 한 관계자는 “기쁜 소식이지만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라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 만큼 이제는 노사가 힘을 모아 회사 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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