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언론 베이징상바오에 따르면 HTC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최근 저가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小米) 등 저가폰을 주력으로 하는 후발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돼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회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HTC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매우 부진해 원가를 줄이는 것 외에 새로운 고가 스마트폰 제품라인 구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저가라인 생산중단 뿐 아니라 직원 감축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다. HTC는 실적 부담으로 최근 대거 직원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HTC 주가는 하염없는 하락세를 보이며 회사의 불투명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대만 증권거래소에서 HTC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20% 가량 급락했고 올 들어서만 60% 가량 추락한 상태다. 현재 시가총액은 470억대만달러(약 1조7202억원) 수준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HTC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472억대만달러 보다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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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장 선점에 성공했던 HTC는 애플의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HTC는 2012년 느닷없이 애플로부터 특허권 침해 소송을 당했고 결국 스마트폰 1대가 판매될 때마다 5달러 안팎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이어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잇달아 특허 소송을 당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했다.
최근 3년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 이하로 줄어드는 등의 위기 상황에 놓이자 HTC는 지난 4월 피터 초우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해 창업자 셰어 왕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실적 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극약처방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왕 회장은 항간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며 “휴대폰 제조업체가 2개만 남는다면 그 중 1개는 HTC일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지만 결국 위기 타개에 실패하며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초라한 실적과 주가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