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사진=문학동네, ⓒ전예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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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의 작품들이 교육 목적으로 수차례 사용됐으나 보상금 지급은 단 한푼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이데일리가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에 문의한 결과 한강 작가의 작품은 교과서와 수업 목적 등으로 총 36건 사용됐다. 하지만 한강 작가에게 돌아간 보상금은 아직 없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한강 작가의 개인 연락처를 알지 못해 2017년부터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측에 보상금 신청 관련 내용을 안내했으나 한강 작가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상금 규모에 대해선 “개인 정보라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학교의 교육 목적상 필요한 교과용 도서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게재할 수 있으며 발행자는 필요한 한도 내에서 교과용 도서 게재한 저작물을 복제·배포·공중송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이용에 대해 교과용 도서 발행사 등 이용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기준에 따른 보상금을 보상금 수령단체에 지급해야 한다.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보상금 수령단체다. 협회가 교과서에 실린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을 출판사 등으로부터 징수한 뒤 저작권자에게 분배하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분배가 이뤄지기 위해선 권리자의 직접 신청 혹은 수령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교과서와 수업 목적으로 쓰였는지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두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10년간 협회에 쌓인 미지급 보상금은 총 104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5년 이상 지난 미분배보상금의 경우 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승인하에 저작권 교육ㆍ홍보 및 연구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미분배 금액 중 약 75%는 작자 미상에 해당하는 작품들에 대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한강 작가와 관련해선 보상금 지급 이뤄질 수 있도록 출판사 등을 통해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