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장중 10원 이상 오르던 원·달러 환율이 7.3원 상승에 그쳐 마감했다. 미국의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에 상단이 지지됐다.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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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8.1원)보다 7.3원 오른 133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1340.0원에 개장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가를 고점으로 우하향 흐름을 그렸다. 1330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오가던 환율은 마감 직전에 몸집을 더욱 낮춰 1330원 중반대로 내려갔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2시 16분 기준 104.80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104.1에서 급등한 것이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돌파했고, 달러·위안 환율은 7.22위안대다.
다만 장중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수 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600억원대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오전 10시쯤부터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 폭이 줄면서 오후에는 순매수로 돌아섰다”면서 “트레이더들도 오전에 달러를 계속해서 매수해서 환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오히려 매도 기회로 삼으면서 환율이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지표들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고 있어서 환율 상방 위험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물가 상승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뒤집을 만한 결과는 아니고, 달러화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서 2월 환율은 아래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02억3800만달러로 집계됐다.
| 14일 환율 흐름. (사진=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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