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하던 중 전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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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 기간동안 당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일직과 밤샘 근무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를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공개된 배정표를 살펴보면 한국당은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주간·야간으로 나눠 당직자를 배정했다.
주간 근무는 오전 8시부터 밤 8시까지, 야근 근무는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다. 또 배정표에는 하단에는 ‘당대표님 지시사항’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특히 한국당은 근무자 수칙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자는 △30분마다 대표 건강상태 체크 △거동수상자 접근 제어 △대표 기상 시간(03:30)대 근무 철저 △취침 방해 안 되도록 소음제어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며, ‘미 근무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 (사진=노웅래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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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웅래 의원은 “웰빙 릴레이 단식에 이어 황제 단식이 아니냐”며 일침을 날렸다. 노 의원은 “황교안 당대표 단식에 당직자 24시간 배치, 취침에 방해되지 않도록 소음도 막고 기상시간은 철저히 챙기고, 이게 뭐냐”며 “이러다 곧 대리 단식, 블루투스 단식까지 가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에 대한 하늘 높은 의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며 “국민 앞에 우리 정치권이 기어도 모자라는 판에, 어떻게 대접 받으면서 투쟁을 해도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당이 웰빙단식에 이어, ‘황제단식’, ‘갑질단식’을 선보이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많이 끼치는 건 처음 본다”며 “국민에 폐 끼치고, 정치권과 자기 당에 폐 끼치고, 하위 당직자에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당직자들이 무슨 죄인가”라면서 “단식을 그만 중단하고, 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해서 황대표께서 요구하시는 바를 진지하게 여야 대표들과 논하시는게 더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