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新 롯데 천명..5대 혁신안 발표

25일 신 회장 직접 나서 쇄신안 밝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비전 2020’ 수정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등
도덕성·투명성 강화에 초점..기업문화 바꾼다
  • 등록 2016-10-25 오후 3:55:29

    수정 2016-10-25 오후 3:56:3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재계 5위’ 롯데그룹이 새롭게 태어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4개월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신(新)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쇄신안’을 마련해 직접 발표했다.

쇄신안의 핵심은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 강화다.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회복해 국민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다시 서겠다는 의미다.

첫 번째 쇄신 과제로는 ‘준법경영 실천’을 내세웠다.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통해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 경영실태를 상시 점검키로 했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기업문화도 획기적으로 바꾼다. 기존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전면 수정했다.

그동안 그룹의 컨트럴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는 축소한다. 롯데는 지난 2004년 계열사 내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그룹 내 정책본부를 신설해 운영해왔으나 총 7개 부서에 근무 인원이 300여 명에 달하는 등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 계열사 내 수직 구조를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앞으로 롯데정책본부는 계열사를 통제하는 기구가 아닌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뀌게 된다.

호텔롯데 상장(IPO)도 다시 추진한다. 신 회장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관련 법규와 정부 정책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룹을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호텔롯데 외에도 우량 계열사를 차례로 상장할 계획이라면서 대상 기업으로 세븐일레븐,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도 약속했다. 이날 롯데는 향후 5년 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 중심으로 채용규모를 늘려 2021년까지 5년 간 7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또 신입 공채인원 중 여성 비율을 40% 수준으로 유지한다.

아울러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향후 3년 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유통 계열사 5000명·식품 계열사 3000명·금융 기타 계열사 2000명 등이 전환 대상이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이 처한 상황과 국민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한 끝에 이번 혁신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쇄신안 발표를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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