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인근 부지' 호텔 아닌 문화센터로 만든다

김종덕 장관 "송현동 부지 한국문화체험공간 구축"
대한한공 "호텔포기…지하2층 지상5층 전통문화허브 건축"
  • 등록 2015-08-18 오후 5:37:33

    수정 2015-08-18 오후 6:44:05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옛 미국대사관 숙소부지인 경복궁 인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기존 방침은 사실상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한진그룹의 숙원사업이던 호텔 건립을 포기하고 문화센터 건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이른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과 맞물려 최근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 따른 반재벌 정서, 또 ‘학교 반경 200m 이내에 관광호텔을 세울 수 없다’는 현행법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종덕 장관 “송현동 부지 문화체험 랜드마크 조성”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신규 거점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대한한공이 문체부와 협력해 송현동 부지에 이른바 ‘K익스피리언스’(K-Experience)라는 문화체험 공간을 구축해 문화체험 관광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해외 관광객을 위한 홍보전시관을 구축해 한국을 알리고 세계인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조성할 것”이라면서 “여가·휴식 공간, 복합문화체험 공간, 전통문화체험 공간, 현대문화체험 공간으로 구성해 2017년까지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조성배 대한항공 상무는 “한진그룹은 시민에게 더 많은 문화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송현동에 복합문화허브를 개발할 것”이라면서 “한국 건축 고유의 아름다움을 원형으로 전통과 첨단기술을 결합해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의 호텔건립 계획이 전면 취소됐느냐는 지적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조 상무는 기자들의 쏟아진 질문에 “대한한공은 송현동 전체 부지를 문화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라면서 “문화센터에 호텔은 포함돼 있지 않다. 숙박시설 건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센터 건립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센터 구체적인 건립 계획은?

지하 2층, 지상 5층의 건축물로 지어질 송현동 문화센터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인 미국 로스 엔젤레스의 라이브, 쇼핑·오락·레저 복합단지인 중국 상하이의 신천지와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등 세계적인 문화시설을 벤치마킹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등으로 구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인근에 경복궁, 광화문,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지구와 연계해 한국 전통문화의 허브로 건축 모티브를 잡았다.

송현동 부지는 3만 6363㎡(약 1만 1000평)다. 아직은 구상단계지만 한국전통의 건축미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짓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사동과 문화센터, 북촌을 연결하는 고가다리 건립도 예정돼 있다. 뉴욕이 자랑하는 하이 라인 파크와 같은 고가 산책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문화센터의 층고가 높지 않아 고궁 주변의 경관과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조 상무는 이와 관련해 “송현동 부지에 호텔 부분만 부각돼 논란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며 “호텔을 제외한 콘텐츠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는데 확정은 3~4개월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인에게 한국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대한민국의 관광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면서 “서울 시민들의 문화적 체험과 자부심을 높이는 복합문화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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