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4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전남 진도군청 2층에 마련된 대책본부를 찾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다. 총리를 만나도 되는 게 없다”고 항의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도대체 구조 계획이 있기는 한 것이냐”며 “애들 사지가 멀쩡할 때 끌어내는 것이 먼저 아니냐. 애들을 세 번 열 번 죽일 것이냐.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은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이어서 선체 인양에 앞서 수색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지지부진한 수색작업에 강력 항의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 속에 잠긴 시신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25일부터는 기상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희생자들의 시신이 유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대책본부 측은 민간 잠수부들이 수색작업에 별다른 도움이 안돼 차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사고 이후 지금까지 수색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온 민간 잠수부는 총 34개 단체, 343명으로 이 중 16명이 실제 물에 입수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거센 물살과 제한된 시야로 인해 물 속에서 10분도 안돼 출수하거나 심지어는 입수도 안 한 채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뜻과 달리 기존 작업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고 절박한 작업 현실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참여를 제한하게 됐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