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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 서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선 산업 빅3 체제 유지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이번 정부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빅2 체제 개편이 아니어서 알맹이가 없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라며 “대우조선 문을 닫자는 것은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4조 2000억원의 공적자금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잠재력은 여느 조선사 못지 않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수주가 제로(0)여도 대우조선은 흑자를 낼 수 있다. 매출 규모를 12조원대로 줄이면 흑자 실현이 가능하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불과 7개월만에 바뀌었다.
정 사장은 “올해초 수주목표는 100억달러였는데 지난해 연말만해도 수주 절벽이 이렇게 심할 것이라고 예상못했다”면서 “현재 수주한 13억달러에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10억달러 수주가 이뤄지면 20억~25억달러 수준의 수주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계획은 조선업황 회복전망이 불과 수개월전보다 악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4조 2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추가 투입하고도 회사의 경영상황을 정상화하지 못하는데 따른 여론의 비판을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수개월전 계획으로도 경영정상화을 자신했던 모습과는 배치돼 대우조선 경영진이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도 따른다.
정 사장은 조선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을 맡은 맥킨지 보고서 결과에 대해 언급할 때는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맥킨지는 대우조선이 지난 5년간 마이너스 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시장상황은 악화하기 때문에 향후 5년간 마이너스 10%대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우리 자구안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사장은 빅3 체제보다는 빅2 체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효율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우조선을 문닫는 것은 어렵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이미 규모가 커져버린 회사를 ‘헌신짝 버리듯’ 포기하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는 “빅2로 가려면 대우조선 문을 닫고 시설을 완전 폐기하거나 나머지 빅3인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두가지 방법 밖에는 없다”며 “대우조선을 문 닫는다면 한진해운 후폭풍에 비해 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것이고 타사가 우리를 인수한다고 해도 인수 여력이 있는 회사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