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오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한 이날 관영 통신과 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비판이나 우리 군당국의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군이 대남 방송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국방부는 “확인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남방송이 재개됐다고 해도 이는 우리측을 향한 것이 아니라 북한 군인들이 대북 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한 ‘내부 교란용’이기 때문에 대응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김정은 생일날 재개한 확성기…잠잠한 北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핵실험 이후로 이틀, 대북 방송 재개는 첫날인 만큼 북측도 현재는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기 위해 골몰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태 때도 군 당국은 중지했던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은 방송 재개 닷새 만에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의 ‘공개 경고장’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대응하고 나섰다.
하지만 북한이 즉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오늘은 김정은의 생일이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지 않겠냐”며 “최고지도자가 평하게 생일 지낸 다음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내일이든 모레든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최고지도자를 왕 이상으로 절대시하는 북한”이라며 “한국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나라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간주하고 초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수화기 든 中에 쏠리는 ‘눈’
지난 6일 북한 핵실험 이후 주변국들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잇따라 규탄 결의를 발표하고 우리 정부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중국은 공식적인 협의를 미뤄왔다.
이날 오후에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가 첫 유선협의를 가졌고, 오후 8시부터는 양국 외교장관간 전화 통화가 예정돼 있다.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통화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데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확고부동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응에 있어서는 ‘합당한 대응에 협력하겠다’, ‘6자회담’ 등을 거론하는 등 다소 제한적인 대북 제재 입장을 밝히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방침에 방점을 찍었다.
이상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도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중국 시각에서 보면 이 문제는 북한을 압박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동행하겠지만 북한을 고립, 말살 시키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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