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경계영 기자] 경제계 전반은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7% 성장한 것을 두고 “예상보다 잘 나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했는데, 이 역시 정책당국의 예측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2분기 들어 소비 투자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민간소비가 대표적이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정도가 지난 1분기 -0.1%포인트에서 2분기 0.4%포인트로 상승했다. 1분기 성장을 이끌다시피 했던 건설투자 역시 2분기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았다. 2분기 성장률은 2.9%로 1분기 6.8%보다 하락했고 성장 기여도(1.0%포인트→0.4%포인트) 역시 떨어졌지만, 성장을 떠받친 역할은 한 것이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던 것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시장은 당초 2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5~0.6%, 전년 동기 대비 2.8~3.0% 정도로 각각 보고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 속보치는) 정부가 보는 성장 궤도에 맞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2분기 ‘깜짝’ 성장률이 정부 정책에 의존한 결과여서다. 자동차 판매가 대표적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마지막달인 지난달만 봐도, 국산차 5개사의 국내시장 판매량이 두자릿수로 급등할 정도로 과열됐다.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003620)가 자체 집계한 지난달 완성차 내수시장 판매량은 16만10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었다. 이외에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도 있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성장률이 낮아진 건 경기순환상 둔화나 수요 위축 때문이 아니라 성장 잠재력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간의 자체적인 활력이 아니라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에 의존하면, 잠재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하반기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는 성장을 이끈다기 보다는 둔화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