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탄핵당? 너넨 미투당'...대정부질문서 비하표현 신경전

  • 등록 2020-09-17 오후 3:31:03

    수정 2020-09-17 오후 7:06:19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더불어만져당’, ‘미투당’, ‘탄핵당’ 등 양당에 대한 비하표현이 국회 단상에 올랐다.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누리꾼이 사용하거나 일부 정치인이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썼던 말이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질의하다 “총리님께서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질문하나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세간에 회자되는 ‘더불어만져당’이라든가 ‘더불어미투당’이라고 지칭하는...”이라고 말을 이은 순간 여당 의원들의 항의로 소란해졌다. 이 가운데 김 의원은 “그것은 국회의 협치에 반하는 것이죠?”라고 물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며 귀를 만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 총리는 잠시 침묵한 뒤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행정을 통할하는 입장에 있다”라고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국회에서 가끔 정쟁이 일어나기는 합니다만은 가능하면 저는 정쟁과는 거리를 두고 민생, 경제, 코로나19 등 현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번 주 대정부질의 첫날, 더불어민주당의 모 의원이 제1야당 국민의힘을 ‘탄핵당’이라고 비하하는 지칭을 사용했다”며 “협치를 부르짖는 국회에서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금도를 벗어난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총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몇몇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취임사에서 말한 것과 달리, 국론 분열을 조장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총리님, ‘국민 갈라치기’라는 표현 들어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경영자와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집주인과 세입자, 친일 반일, 이런 식으로 국민들이 갈라지고 있다. 지금의 국민 분열을 헤쳐가고 힘을 모으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정 총리는 “저는 인사청문회 때 경제총리와 통합총리를 하고자 한다고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그 기조로 하고 있고 문 대통령께서도 지지하고 후원하신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께서 국민을 편 가르기 하신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지하는 국민이든 아니든 최선을 다해 함께 하도록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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