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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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박3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직접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며 회담을 제안해 북한이 이에 응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측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이뤄진 그의 방한으로 비핵화 협상이 극적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에 비건 대표가 직접 판문점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비건 대표는 1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이제 일을 할 시간”이라면서 “우리가 여기에 있고, 북한은 어떻게 우리에게 연락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다시 협상장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비건 대표가 직접 판문점을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5개월만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것 또한 이에 대한 사전 보고 차원이 아니겠나는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비건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측 인사와의 접촉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나홀로 판문점을 방문했던 지난해 9월과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 부장관 인사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직접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그는 이날 오후 외교부 고위급 관계자들과 축하 리셉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북한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그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북미간 만남이 사전에 미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도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비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