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오르자 손해율도 '쑥'···1월 車보험 손해율 악화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최근 몇 년간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코로나19 효과 덕에 적자를 면했던 보험사들이 ‘이동량 증가’, ‘보험료 인하’ 등의 복병을 만났다. 올해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80%를 넘겼다. 이달 주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하는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고삐를 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손해보험사 빅5(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82.1%로 지난해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인 80%를 넘지 않았으나, 올해는 5개사 모두 80%를 웃돌았다.

상승폭 기준으로 현대해상(79.9%→84.5%)이 가장 컸고, 이어 KB손해보험(78.9%→82.1%), 삼성화재(81.3%→83.5%), 메리츠화재(78.4%→80.5%), DB손해보험(78.9%→80.0%)로 나타났다.

기준을 넓혀 보면 손해율 악화는 두드러진다. 자동차보험을 제공하는 국내 손해보험사 9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의 올 1월 손해율은 86.8%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5.9%포인트 뛴 수치다.

통상 보험업계에선 78~80% 정도를 적정 손해율로 본다. 사업비 등을 고려해 손해율이 80% 내외면 보험이익이 난다는 의미다. 그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효과, 코로나19 기간 이동량 감소 등에 힘입어 손해율 관리에 선방해왔다.

그러나 올 들어 이동량 증가, 자동차보험료 인하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면서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특히 이동량 증가는 평균 기온 상승에 기인한다. 기상청은 1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8도 높은 0.9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1월 중순 전국 평균 기온은 1.9도로 평년 기온 대비 2.8도나 높았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영향도 한몫했다. 손해보험업계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 차원에서 지난 2022년 4월(총 7개사, 1.2~1.4% 수준)에 이어 2023년 2월에도(총 8개사, 2.0~2.1% 수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손보사들은 이달에도 2.5%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서 2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데다, 1월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이동량이 많아진 탓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눈에 띄게 올랐다”며 “손익분기점을 다시 넘기며 적자 전환한 만큼 손해율 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