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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측 평가지표 설정·공개시기 등 문제 삼아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학교보건진흥원에서 경희고를 시작으로 지정 취소 대상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 절차에 들어갔다.
청문은 시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학교들의 의견과 소명을 듣는 자리로 사실상 교육부 동의 요청 전 자사고에게 주어진 마지막 항변 기회다. 시교육청은 청문 절차가 마무리 되면 교육부에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동의를 요청한다. 교육부는 교육청의 요청을 받으면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청문 대상 학교들은 자사고에 불리하게 짜인 평가지표와 평가지표 공개 시기의 적절성 등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교육청과 경희고 관계자에 따르면 청문 첫 순서였던 경희고 측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기준 등 평가지표 설정의 부당성과 평가지표 공개 시기의 부적절성 등을 강조했다. 이정규 경희고 교장은 청문을 앞두고 “(자사고로써)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교육했다”며 “반드시 자사고(로)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고 교장은 청문장에 들어가면서 “청문에서 우리 의견이 잘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청문은) 과정 상 꼭 필요한 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준비된 내용들은 소송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소송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의 마지막 순서였던 세화고도 평가지표 공개시기 등을 문제삼았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청문에 앞서 “지난 5년을 평가하는 지표가 지난해 제시됐다”며 “평가를 한다면 평가 항목을 먼저 주고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물어봐야 하는데, (이미) 4년을 진행한 다음에 새로운 지표를 주고 평가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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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부모들은 `하향 평준화 교육정책 반대`, `소통불통 교육감 반대`, `내로남불 교육정책 규탄`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사고를 지켜달라”는 구호를 외쳤다. 청문 첫 순서인 경희고 학부모 100여명은 청문 시작 전인 오전 9시부터 교육청 앞에 모여 “학교를 지켜달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최선주씨는 “동대문구에 있는 유일한 자사고인 경희고를 없애야 하냐”며 “우리 아이들을 어디로 내몰고 싶은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배재고 학부모 70여명, 세화고 학부모 40여명도 각 학교의 청문 순서가 다가오면 서로 교대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배재고의 한 학부모는 “우리 같은 서민이 다니는 자사고가 무슨 귀족 학교라는 것이냐”며 “우리 아이는 성적이 하위권이지만 사교육 하나 없이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경희고·배재고·세화고 청문을 시작으로 23일 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 24일에는 중앙고·한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