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새해 첫 거래일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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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새해 첫 거래일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6포인트(0.43%) 내린 2962.28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52%, 대만 가권지수는 -0.43%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53포인트(0.55%) 오른 2669.8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는 신정연휴로 오는 4일 개장한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올해 중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0.4%포인트(p) 낮은 49.0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통신(49.5)과 블룸버그통신(49.6)가 제시한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경제 불황에 대해 언급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방영된 연례 신년 연설에서 “일부 기업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고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제 모멘텀과 일자리 창출 강화를 약속했다.
마크 매튜스 줄리어스 베어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는 블룸버그TV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 또 다시 힘든 한해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 주석은 경제 측면에서 부동산 부문의 규모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ASML의 중국 수출에 제동을 건 것도 아시아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 정부는 ASML에 대해 중국에 ‘NXT:2050i와 NXT:2100i’ 등 노광장치를 수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 이는 네덜란드, 일본, 미국의 국가 안보 당국자들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뒤 나온 조치의 하나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산 부품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 ASML의 일부 장비의 수출을 미국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6월 자국 반도체 회사에 일부 첨단 칩 제조 장비를 해외에 판매하기 전에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ASML은 빛을 사용, 감광성 표면에 인쇄하는 노광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칩 제조업체의 핵심 공정으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대만, 한국에 이어 이 회사에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 약세를 저점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의 최신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에 참여한 417명의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이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8월 설문조사에서 1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